프로야구팬이라면 매년 봄부터 겨울 직전까지 이어지는 그 길고 긴 대장정의 규칙을 어느 정도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치러지는 장기전인 KBO 정규시즌에서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지는 단기전의 흥미진진한 연결 고리와 운영 방식을 야구를 아는 사람도,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경기 시간, 대진표 규칙, 홈구장 배정 기준까지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KBO 정규시즌 운영 방식 : 144경기의 대장정과 홈경기 배정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는 크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이라는 두 가지 큰 틀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먼저 한 해의 문을 여는 KBO 정규시즌은 현재 10개 구단 체제 속에서 팀당 144경기, 리그로 보면 총 720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입니다. 모든 팀이 서로 공평하게 16차전씩 맞대결을 펼쳐 최종 순위를 가리는 단일 리그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144경기는 홈과 원정 경기로 나뉘는데, 각 팀은 홈구장에서 73경기, 원정구장에서 71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이 비율은 격년 주기로 조정되어 모든 구단이 장기적으로 형평성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새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전 홈경기 개최권' 기준입니다. 개막 시리즈 5연전의 홈 개최권은 직전 시즌 최종 순위를 기준으로 사위 5개 팀에게 주어집니다. 하지만 한 지붕 두 가족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우 특별한 예외가 적용됩니다. 두 팀이 동시에 가을야구에 진출했을 때는 직전 시즌 순위가 더 높은 팀이 홈 개최권을 가져갑니다. 이때 개최권을 양보해야 하는 는 나머지 팀의 자리는 직전 시즌 6위 팀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2024년 시즌에 LG가 3위, 두산이 4위를 기록하면서, 2025년 개막전은 LG와 6위였던 SSG 랜더스가 홈경기를 치르고 두산은 원정길에 오르게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정규시즌 경기 시간과 날씨에 따른 취소 규정
정규시즌 경기는 직장인과 학생 팬들의 관람 편의를 위해 요일과 계절에 따라 시작 시간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은 선수들의 휴식을 위해 경기가 열리지 않으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정이 꽉 채워집니다.
일반적으로 평일(화~금) 경기는 퇴근 이후 시간대인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합니다. 주말과 공휴일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봄. 가을(개막~5월 말, 9월 이후)에는 낮 시간대인 오후 2시에 경기를 시작합니다. 반면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6월부터 8월까지는 주말 경기를 늦춰 토요일은 오후 6시,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5시에 시작합니다. 다만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을 쓰는 키움 히어로즈는 여름철 일요일 홈경기를 시원한 실내 특성을 살려 오후 2시에 진행하기도 합니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특성상 강풍, 폭우, 미세먼지, 황사 등 기상특보다 경보가 발령되면 경기 감독관의 판단하에 경기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취소된 경기들은 정규시즌 막바지에 '잔여 경기'로 재편성되어 치러집니다. 특히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되는 사상 초유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여름, 아이와 함께 울산 구장으로 경기를 보러 차를 타고 가던 중 갑자기 폭염 취소 알람이 떠서 이게 무슨 말이지? 잘못 온건가? 하고 몇 번을 확인하며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태어나서 폭염 취소는 들어본 적도 없었기에 어안이 벙벙했고, 뒷자리에서 엄청나게 기대하며 들떠있던 7살짜리 아들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차 안이 떠나가라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울산 구장은 인조잔디라 지면에서 흡수된 열기까지 뿜어져 나와 당시 구장 온도가 50도에 육박했다고 하더군요. 취소는 아쉬웠지만 인명사고가 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요즘은 꼭 한여름이 아니더라도 4,5월 봄볕부터 햇빛이 너무 뜨겁습니다. 이 시기 주말 2시 경기를 보러 갔다가 햇빛에 화상을 입었다는 야구 팬들의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관중석에 앉아있는 팬들도 이렇게 힘든데, 그 땡볕 아래에서 무거운 장비를 차고 뛰는 선수들은 오죽할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제 주말 낮 2시 경기는 완전히 사라져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야구는 전날 밤 10시, 11시가 넘어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밤늦게까지 온 힘을 다해 경기를 뛰고, 다음 날 곧바로 2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은 생체 리듬이 완전히 깨지고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결국 선수들의 기량 저하로 이어지고, 무엇보다 큰 부상의 위험을 초래합니다.
다음 날 출근하는 관중들을 배려해서 일요일 낮 경기를 한다고 하지만, 귀가나 컨디션 조절은 팬들이 알아서 감당할 영역입니다. 주말과 일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KBO 차원에서 혹독한 낮 2시 경기 일정을 전면 검토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을야구의 관문, 1위와 5외 순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
정규시즌의 모든 일정이 종료되었을 때, 공동 순위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KBO는 승률이 완전히 같은 팀이 나왔을 때, 특히 포스트시즌 진출이나 우승팀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1위와 5위 자리에 대해서는 '타이브레이커(Tiebreaker)'라는 단판 순위 결정전을 치릅니다.
만약 정규시즌 1위나 5위 동률 팀이 두 개 구단일 경우, 정규시즌이 끝난 직후 곧바로 별도의 145번째 단판 승부를 벌여 최종 순위를 결정합니다. 만약 동률인 팀이 3개 구단 이상일 경우에는 순위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팀 간 맞대결 전적(승자승)이나 다득점 순으로 최종 순위를 매기게 됩니다. 가을야구 턱걸이 경쟁을 벌이는 5위 결정전은 정규시즌의 긴장감을 포스트시즌까지 그대로 이어주는 최고의 흥행 카드로 꼽힙니다.
포스트시즌 운영 방식 : 계단식 토너먼트로 가리는 최종 왕좌
정규시즌을 통해 상위 5개 팀이 가려지면, 야구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가을야구', 즉 포스트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KBO의 포스트시즌은 아래 순위 팀부터 차례대로 승리를 거두며 위로 치고 올라가는 독특한 계단식 토너먼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1. 와일드카드 결정전 (2전 2선승제) : 정규시즌 4위 팀과 5위 팀이 맞붙는 포스트시즌의 첫 관문입니다. 모든 경기는 4위 팀의 홈구장에서 열리며, 4위 팀에게 1승의 어드밴티지가 주어집니다. 따라서 4위 팀은 두 경기 중 한 번만 비기거나 이겨도 다음 단계로 가지만, 5위 팀은 무조건 2경기를 모두 이겨야만 하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규칙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제도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2015년에 처음 도입된 이 제도가 가을야구 턱걸이에 걸린 5위 팀 팬들에게 한 경기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KBO의 배려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저 KBO의 수익을 늘어나게 해주는 잔인한 '희망고문'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4위 팀에게 1승을 먼저 얹어주는 것도 모자라서, 연장 15회까지 팽팽하게 맞서다 비기기만 해도 5위 팀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탈락하게 됩니다. 실제로 역대 KBO 역사상 5위 팀이 불리한 조건을 뚫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5위 팀 선수들과 팬들에게는 하나도 재미없고 너무나도 무겁고 부담스러운 벼랑 끝 승부이며, 144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대가치고는 지나치게 가혹한 규칙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늘 남습니다.
2. 줄플레이오프 (5전 3선승제) :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승자와 정규시즌 3위 팀이 격돌합니다. 3위 팀 홈구장에서 1.2.5차전이, 와일드카드 승리 팀 홈구장에서 3.4차전이 열리며 먼저 3승을 거두는 팀이 올라갑니다.
3. 플레이오프 (5전 3선승제) : 준플레이오프 승리팀과 정규시즌 2위 팀이 맞대결을 펼칩니다. 방식은 준플레이오프와 동일하게 5전 3선승제이며, 2위 팀 홈구장에서 1.2.5차전이 진행됩니다.
4. 한국시리즈 (7전 4선승제) : 포스트시즌의 최종 종착지이자 프로야구 최고 무대입니다. 정규시즌 우승팀(1위)과 플레이오프 승자가 왕좌를 두고 격돌합니다. 정규시즌 우승팀의 홈구장에서 1.2.6.7차전이, 플레이오프 승리 팀의 홈구장에서 3.4.5차전이 열리며, 먼저 4승을 따내는 팀이 최종 통합 우승의 영광을 안게 됩니다.
포스트시즌 경기 시간은 평일은 오후 6시 30분, 토요일과 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후 2시에 고정되어 치러집니다. 수많은 관중의 함성 속에서 펼쳐지는 정규시즌의 치열한 장기 레이스와, 포스트시즌 단기전이 주는 짜릿한 긴장감이야말로 KBO 프로야구가 가진 최고의 매력입니다. 올해는 과연 어떤 팀이 정규시즌을 넘어 포스트 시즌 최종 우승 반지까지 차지하게 될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제가 응원하는 팀이 제발 꼭 상위권에 머무르길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경기 내용을 보면 조금 어려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응원합니다. 여러분이 응원하는 팀은 지금 몇 위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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