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사직야구장 재건축 기간 동안 사용할 사직 임시야구장 조성 사업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공개했습니다.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리모델링하여 기존 예상보다 두 배 늘어난 2만 석 이상의 관람석을 확보할 계획이며, 2028년 시즌부터 롯데 자이언츠의 새로운 홈구장으로 운영됩니다. 이번 리모델링의 설계 특징과 예산, 가변석 논란 등 상세한 내용을 본문에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1.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 [에세이] 사직동 키즈가 기억하는 펜스 너머의 함성

노을 지는 하늘 아래 사직야구장 전경과 전광판의 태극기
해 질 녘, 노을과 태극기가 어우러진 사직의 풍경입니다. 야간 자습 시간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던 함성소리, 가족들과 경기장 주변을 산책하며 나누던 이야기들이 붉은 노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만 같습니다.

 

저에게 사직야구장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장이 아닙니다. 사직동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제게 이곳은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들고 동생과 뛰어놀던 놀이터였고, 중학생 시절 시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던 해방구였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야자시간 책상에 앉아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이성득 해설위원과 현승훈 캐스터의 샤우팅을 들으며 승부의 향방을 점치곤 했죠. 학교가 야구장과 가까워 홈런이 터질 때면 들려오던 그 거대한 함성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부산 야구의 심장인 사직야구장이 드디어 재건축이라는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합니다. 1985년 완공 이후 수많은 드라마를 써 내려갔던 사직구장이 노후화됨에 따라, 부산시는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새로운 구장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건축 기간 동안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과 팬들이 머물게 될 '임시 홈구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는데, 최근 부산시가 그 구체적인 설계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2. 사직 임시야구장, 2만 석 이상의 대규모 공간으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관람석 규모입니다. 당초 부산시는 아시아드 주경기장 1,2층 좌석만을 활용해 약 1만 2,000석 규모의 임시구장을 검토해 왔습니다. 하지만 열정적인 부산 야구팬들의 화력과 사직구장의 평균 관중 수(약 2만 명)를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에 부산시는 설계 공모를 통해 사직 임시야구장의 관람석을 2만 석 이상으로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는 현재 사직야구장의 2만 3,200석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임시구장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경기 관람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3. 공간 설계의 핵심 : 가변석과 필드 배치

2만 석 이상의 좌석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설계 공모에서는 '가변형 관람석'과 '익사이팅존' 같은 특화 관람석 도입이 적극적으로 권장됩니다.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본래 육상 트랙이 있는 다목적 경기장이기 때문에 필드와 관중석 사이의 거리가 멀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필드 가까이에 가변석을 배치하여 현장감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KBO 규정에 맞는 펜스 거리를 충족하기 위해 북동향이나 남동향뿐만 아니라 비정형 필드 방향까지 검토하도록 했습니다. 만약 공간적 제약으로 펜스 거리가 짧아질 경우에는 펜스 높이를 높여 이를 보완하는 방식도 제안되었습니다.

 

4. 2028년 개장 목표 : 공사 일정 및 투입 예산

이번 사업에는 약 226억 7,3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됩니다. 서울 잠실구장의 임시구장 조성비(올림픽주경기장 리모델링)가 4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수준입니다. 이는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이미 설치된 고성능 조명 시설 등을 최대한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착공 예정 : 2027년 4월

 

완공 예정 : 2027년 12월

 

  사용 시점 : 2028년 프로야구 시즌부터 (최소 3년 이상)

 

매일 저녁 가족들과 야구장과 아시아드 주경기장 주변을 산책하며 운동하다가, 7회 말이 되면 야구장에 들어가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7회 말에 야구장을 무료개방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노후화된 구장을 새로 지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추억이 깃든 장소가 사라진다는 사실에 글을 쓰면서도 자꾸 울컥하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처음에 임시구장에 드는 막대한 비용이 이중 지출이라 생각되어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를 보니 선수와 팬들을 배려한 흔적이 보여 야구팬으로서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5. 남겨진 과제 : "뛰어!"를 견뎌낼 내구성과 비용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가변형 관람석의 '내구성'입니다. 가변석은 구조적으로 진동에 취약할 수 있으며, 부산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응원가 중간에 "뛰어!" 부분에서 점프하지 않을 팬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를 견디기 위해서는 설계 단계부터 세심한 안전 대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임시구장 조성에 드는 226억 원의 비용과 사용 후 다시 주경기장으로 복원하는 데 드는 해체 비용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습니다. 부산시는 해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경기장의 전체적인 리모델링 계획과 복원 작업을 병행하여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6. 부산 야구의 새로운 페이지를 기대하며

사직야구장의 재건축은 단순한 건물 교체를 넘어 부산 야구 문화의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과정입니다. 비록 임시구장이지만 2만 명의 팬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는 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아시아드 주경기장이 야구장으로 변신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앞으로 진행될 설계 공모 심사는 유튜브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니, 롯데 자이언츠 팬분들은 5월 말에 있을 심사 결과에도 관심을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무리 : 다시 사직에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야구 하면 부산, 부산 하면 야구입니다. 사직이 아닌 다른 곳에 구장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내심 사직의 상징성이 유지되길 바랐던 마음이 컸습니다. 임시구장 시대를 거쳐 새롭게 탄생할 야구장이 어느 팀에게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안전하고 멋진 모습이길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그 함성소리가 새로운 사직의 하늘에 울려 퍼질 날을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

+ Recent posts